"그래, 네가 사람들 없는 곳으로 가자고 했잖아."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좋은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와 함께, 좋은 사람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면 오롯이 나 홀로. 위의 대사는 우리네 마음에 달달한 봄바람을 불어주던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 주인공들의 대사이다. 시끄러운 세상을 피해 '서로' 말고는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간 공간, 경남 통영의 장사도해상공원을 소개한다.
장사도해상공원의 중심부에 자리한 온실
동백을 뜻하는 '까멜리아(camellia)'라고도 불리는 장사도. 그만큼 동백이 많아 동백철에 섬을 바라보면 바다 위의 붉은 섬으로 보인단다. 늦겨울에서 이른 봄이면 동백 구경을 겸해 남도로 봄맞이 나들이를 떠나온 이들이 잊지 않고 찾는 섬이기도 하다. 또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양이 길게 뻗은 뱀을 닮았다고 '진뱀이섬'이라고도 불렀다. 불과 수십년 전만 해도 10여 채가 넘는 민가에 80명이 넘는 주민들이 머무르던 유인도였으나 지금은 잠시 들고나는 여행객들만 있을 뿐 이곳에 머무는 사람은 없다.
달달한 드라마 따라 떠나는 봄날의 섬여행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덕분인지 장사도를 찾은 연인들이 제법 많다
드라마의 영향 때문일까. '남의 달달한 연애'의 흔적을 따라 온 (외로운) 이들로 이른 봄부터 장사도해상공원은 들썩였다. 이상할 정도로 따뜻한 날씨로 뭍에서의 봄꽃 만개시기도 빨라졌건만 그래도 여전히 '봄'이면 남도를 찾는 이들이 많다. 앞 다퉈 피어나는 봄꽃들을 보면서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달콤한 연애가 떠올랐다면 주책일까. 살랑살랑 코끝을 간질이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꽃향기처럼 향긋한 봄날의 연애, 과연 이보다 더 좋은 게 과연 지구에 있을까? <별에서 온 그대>의 멋진 외계인 도민준, 지구인들도 못 해본 좋은 건 다 해보셨군요.
장사도해상공원에 들어가려면 통영으로 가야한다. 통영 도남동 유람선터미널에서 장사도로 향하는 배를 탈수 있다. 장사도해상공원 입장료까지 더한 뱃삯은 2만원 대. 배를 오래 타기 어렵다면 거제의 가배항, 대포항 에서 타는 것도 방법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장사도 전경. 무지개 다리와 온실이 한눈에 들어온다
장사도에 도착하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두 가지 있다.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를 따라 한땀 한땀 우주를 뛰어넘는 그들의 사랑에 '빙의'하는 것도 좋지만 말이다. 섬에 들어올 때 내린 곳과 뭍으로 나갈 때 배를 타는 곳, 즉 입구와 출구 선착장이 다르다는 점과 여객선과 달리 유람선은 타고 온 배를 타고 나가야 한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 애써 준비한 섬 여행을 극한 서바이벌로 만들기 싫다면.
위아래로 길쭉한 섬, 알고 보면 남도 대표 동백섬
위에서 내려단 본 장사도해상공원 <사진제공․장사도해상공원까멜리아>
장사도는 동서로 200m 안팎, 남북으로는 1.9km 정도 되는 위아래로 길다란 섬이다. 섬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보는데 2시간 정도 필요하다. 유람선 시간도 그에 맞춰 배정된다. 섬에 내리면 'CAMELLIA(까멜리아)' 간판이 사람들을 반겨준다. 동백섬에 입도했다는 뜻이리라. 아기자기 자그마한 섬이지만 얼마나 정성들여 가꿨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도로며 저마다 이름표를 걸고 있는 식물들이 사람들을 반겨준다. 안내 표지판은 친절하지만 그래도 선착장 근처에서 장사도 안내 리플렛은 챙기는 편이 좋다. 입구 선착장부터 출구 선착장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친절하게 번호를 달아 찾아가기도 수월하다.
중앙광장에서의 인증샷을 시작으로 장사도분교로 향한다. 분재원을 겸한 장사도분교 한켠의 수돗가에는 <별에서 온 그대>를 촬영했던 수돗가가 있다. 세수를 하고 말간 얼굴로 함께 사진을 찍던 그들의 사진이 코앞에 놓여있다. 따로 알아가지 않아도 섬 자체에 이미 <별에서 온 그대> 촬영장소가 잘 소개되어 있다. 장사도 어디를 가건 중국에서 날아온 열혈 팬들이 촬영에 한창이다.
동백터널에서의 한컷, 이 사진 찍으러 왔지요!
만개한 동백 이미 땅에 떨어진 동백(왼쪽)도 있지만 이제 막 봉우리를 준비중인 동백(오른쪽)도 있다. 장사도 동백철로 꼽히는 건 3월까지
장사도의 유일한 다리 무지개다리를 건너 승리전망대와 다도전망대로 이어진다. 날이 좋을 때면 손만 뻗으면 잡힐 것 같은 죽도를 선두로 비진도와 용초도, 한산도까지 장사도의 북서쪽 풍광이 한눈에 펼쳐진다. 반갑지만 아쉬운 봄비에 가려 잘 보이지가 않는다. 약 400여년 전, 조선 최고의 명장 이순신 장군은 이곳 장사도, 가왕도, 병대도를 경유해 임진왜란 해전 최초의 승전고를 울린 옥포해전에 나섰다.
무지개다리 아래를 지나 온실로 향한다. 온실 위 옥상에서 바라보는 남도의 바다는 아름답다는 말 말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희귀한 식생을 살필 수 있는 온실 구경을 하고 나면 어쩐지 애잔한 느낌의 섬아기집이 나온다. 실제 장사도 섬 주민들이 살던 집이라는데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갤러리를 지나 직진하면 동백터널, 우회전하면 미로정원이다. 여전히 수리중인 미로정원을 지나 장사도를 동백섬으로 만드는데 한몫 한 동백터널로 향한다. 드라마 속 그들이 이 섬에 처음 떨어진 공간도 바로 이곳이다. 역시, 연인들이 카메라를 두고 촬영하기에 바쁘다. 활짝 핀 꽃송이째 떨어진 동백들이 가득이다. 여전히 고운 색이 처량하다. 동백터널을 빠져나오면 멋들어진 야외공연장이 바다를 향해 펼쳐진다. 아무리 봐도 멋진 풍광이다. 망망대해 작음 섬 위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공연이라.
장사도 야외공원(왼쪽)과 작은교회(오른쪽) [왼쪽/오른쪽]드라마에서만 내부가 공개됐던 예술가의 집 / 1년 후 편지를 배달해주는 메일로드
야외공연장까지 왔다면 장사도 여행은 거의 막바지다. 부엉이 전망대와 작은 교회를 지나면 차나 간식을 즐길 수 있는 누비하우스와 카페테리아와 닿는다. 차 한잔 하며 돌아갈 배 시간을 확인하면 좋다. 소덕도와 대덕도를 필두로 소매물도와 매물도, 가약도, 국도, 소지도까지 볼 수 있다는 미인도전망대까지 살피면 장사도 대탐험은 막을 내린다. 미인도는 '소지도'의 다른 이름. 섬의 모양이 여인의 누운 모습과 닮았다고 '미인도'라고 부른다.
이제 돌아갈 길만 남았다. 뱃고동 소리가 울리기 전 미리미리 내려가도록 하자. 해발 100m의 섬이지만 내리막이 가파른 편이니 관절이 좋지 않다면 부드러운 길로 내려서자. 타고 온 배편 이름을 확인해야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 간혹 통영에서 배를 타고 왔다가 거제도로 나가는 이들도 있다고 하니 유람선을 탈 때 받은 이름표를 꼭 목에 둘러두자. 도민준과 천송이는 순간이동으로 이 섬 밖을 나섰겠지만 우리들은 배 이름을 확인하고 타야하는 평범한 지구인인 것을! 굳이 동백 구경이 아니면 어떠랴. 봄날의 데이트 장소로 이쯤 달콤하다면야!
여행정보
장사도 해상공원
- 주소 :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장사도 해상공원
- 문의 : 055-633-0362
주변 음식점
- 장사도 내에는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누비하우스와 커피 한잔 하기 좋은 카페테리아가 있다.
- 분소식당 : 복국 / 통영시 통영해안로 205 / 055-644-0495
- 수정식당 : 복국, 멍게비빔밥 / 통영시 항남5길 12-21 / 055-644-0396
- 원조시락국 : 시락국 / 통영시 새터길 12-10 / 055-646-5973
- 오미사꿀빵 : 꿀빵 / 통영시 충렬로 14-18 / 055-645-3230
숙소
- 충무비치호텔 : 통영시 중앙로 89 / 055-642-8181
- 충무마리나리조트 : 통영시 큰발개1길 / 055-646-7001, 055-643-8000
- 나폴리모텔 : 통영시 통영해안로 355 / 055-646-0202
- 한산호텔 : 통영시 통영해안로 247 / 055-642-3374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 위 정보는 2017년 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멋진자료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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